Marc E. Bassy - You & Me 일정한 간격으로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동호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어 누운 자리 옆을 쓰다듬었다. 손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냉기에 정신이 또렷해지는 느낌이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반사적인 몸의 반응에, 누운 채로 허탈한 듯 웃었다. 웃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한숨이 되어 ...
프롬 - 후유증 유독 스산하게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눈을 떴다. 모래알이 잔뜩 끼어 있는 것만 같은 까슬한 눈을 억지로 깜박이자 금세 눈물이 고였다. 그럼에도 눈앞의 시야는 여전히 흐려서, 민기는 다시 한 번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이 볼 위로 흘러내리는 게 느껴져 손바닥으로 오른쪽 볼을 꾹 눌렀다. 몇 시지. 커튼 너머로 어렴풋이 ...
Brown Eyed Soul - 바람인가요 바람인가요?- 동동이 씀 # 1. “23A… 23…… 어?”민기는 가만히 비행기 표를 내려다보았다. 23A. 분명히 맞는데. 창가 자리. 자신의 자리라고 표시 되어있는 그 자리에는 웬 남자가 한 눈에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카메라를 무릎위에 올려놓은 채 미동도 않고 앉아 있었다. 눈을 감고 있는 옆선이 단정해 보이...
최민기는 조금 특이한 학생이었다. 적어도 동호가 관찰한 바로는 그랬다. 언제나 교실 뒤,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는데 주위는 늘 사람이 많았다.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최민기를 좋아했다. 친구들은 그를 ‘학교의 디바(Diva)’라고 불렀고 동호는 그런 친구들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어딜 보나 자신과도, 그 누구와도 별다를 것 없는 그냥 학생일...
어깨가 계속 아팠다. 지난 초봄 이후로 쉴 틈 없이 계속 되는 스케줄과 그로 인해 누적된 스트레스 때문인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불평할 마음은 없었다. 왜냐면 나는 프로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불평을 하면 프로답지 못하다. 불평은 패배자나 하는 짓이다. –라고 분명히 생각했는데. 왜 자꾸 쟤 앞에서는 징징거리는 소리가 튀어나가는지 모르겠...
촛농의 노래 - Lucia (심규선) 나는 언제나 똑같은 꿈을 꾼다. 아침이면 흐릿하게 스러지는 꿈과는 달리. 꿈에서 깨어나도 나를 바라보던 선명한 황금빛의 눈동자만은 도무지 잊히지 않는, 그런 꿈을 꾼다. 그 눈부시도록 빛나는 황금빛 눈동자의 잔상은 신기하리만치 끝까지 남아 나를 따라다녔다. 그것은 마치 어제 밤에 마주하기라도 한 것처럼 선명해서. 눈을 ...
달과 6펜스 - Lucia (심규선) 적월지연가 (赤月之戀歌) - 下- 동동이 씀 황자는 좀체 동궁의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다고 했다. 황제와 황후에게 문후를 드리러 가는 매일 아침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처소인 동궁에도 잘 머무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나이 이제 스물. 어느새 황태자에 책봉되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라의 백성들은커녕 ...
요람의 노래 - Lucia (심규선) 머나먼 옛날. 서라(瑞羅)가 지금의 서라이기 이전의 어느 오랜 옛날. 천제(天帝)가 보시기에 좋은 땅에 동, 서, 남, 북의 사방(四方)에 신수(神獸)를 두고 이 땅에 나라를 세우겠노라 명하였으니. 메마른 대지 위에 그의 축복이 내려와, 땅에서는 마르지 않는 물이 샘솟고 과일과 곡식은 절로 무르익더라. 마르지 않는 물은...
사실 말야 (끝)- 동동이 씀 옛말에 그런 말이 있다.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판다고. 그럼 죄지은 사슴은 어떻게 하게? 바로 도망을 다니는 법이지.그 날. 민기의 집에서 사고 아닌 사고를 치고 도망을 친 날.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 버린 그 날. 그 이후로 동호는 강의실과 도서관 그리고 집 이외에는 그 어떤 곳도 가지 않았고 친구들도 만나...
사실 말야 (4) - 동동이 씀 “우욱… 우웩-” 결국 안주로 먹었던 것을 눈으로 직접 재확인 하고 나서야 동호는 구역질을 멈출 수 있었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음식물의 잔해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자꾸 헛구역질이 올라와서 얼른 물을 내려버리고 변기통 앞에 쭈그려 앉았다. 쾌쾌한 화장실의 냄새가 코를 스멀스멀 간질였지만, 취기가 오른 몸은 제 뜻대로 움직여주...
사실 말야 (3) - 동동이 씀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나흘 째. 아무리 밤을 새워가며 생각을 해 봐도 뾰족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툭- 하면 여기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툭- 하면 저기서 그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길을 걷다가 멀리서 하얀 얼굴이 보이면 혹시 그가 아닐까 주체할 수 없이 일렁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저만치 걸어오는 사...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